나는 그녀가 일부러 냉소의 가면을 썼음을. 그것이 수줍음 많고 마음이 순결한 사람들이 최후위 순간에 흔히 사용하는 간계임을 미처 이해하지 못했던 것인데, 이런 자들은 누가 거칠고 집요하게 자기 영혼을 파고들어도 워낙 오만하기 때문에 최후의 순간까지 굴복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남 앞에 좀처럼 드러내 보이지 않는 법이다. 그녀가 몇 번이나 뜸을 들이다가 냉소적으로 나오고 끝에 가서야 감정을 드러내 보일 결심을 할 만큼 소심했다는 것만 보더라도, 응당 눈치를 챘어야 했다. 하지만 나는 눈치를 채기는커녕 못된 감정에 휩싸이고야 말았다. ‘그래, 두고 보자.’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p.166~167. 지하로부터의수기)
작문:
나는 그녀가 애써 미소의 가면을 썼음을. 그것이 마찰 없이 사람들과 교류하는 사람들이 곧잘 사용하는 처세임을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인데, 이런 자들은 누군가 투박하게 때론 뼈아프게 자신의 심처를 두드리더라도 워낙 등등하기에 대화 내내 자신의 감정을 상대에게 여간하여서는 드러내 보이지 않는 법이다. 그녀가 미소를 잃지 않으며 아닌 척하다가 끝내 미간을 찌푸릴 만큼 틈을 내보였다는 것만 보더라도, 마땅히 알아차렸어야 했다. 하지만 나는 알아차리기는커녕 그 선한 미소에 껌뻑 넘어가고야 말았다. ‘그래, 그랬던 거구나.’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I hope she wore a mask of cynicism on purpose. I didn't understand that it was a scheme commonly used by shy and pure-earted people at the last moment, but these people are so arrogant no matter who digs into their souls, they rarely show their feelings to others without giving in until the last moment. She should have noticed just by seeing that she was timid enough to come out cynical and show her feelings only at the end of the show. But far from noticing, I ended up with a bad feeling. 'Yes, we'll see,' I thought. (p.166-167 handwriting from underground)
Composition:
I hope she tried hard to put on a smile mask. I didn't realize that it was the way people interact with people without friction often use it, but these people don't show their feelings to the other person throughout the conversation because they are so clunky and sometimes painfully tapping their heart. Just to see that she didn't lose her smile and pretended not to, and finally showed enough gap to frown, she should have noticed. But far from noticing, I was smitten by the good smile. 'Yes, I see,' I thou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