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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16

작문필사_단단하고 말랑했던 그 아이 그는 누구라도 절대 무서워하는 일이 없었는데, 아이들은 그가 자신의 대담함을 뻐기기는커녕 자기가 용감하고 대담하다는 점을 아예 모르고 있다는 것을 그의 시선을 통해 금방 깨닫게 되었다. 모욕을 마음에 담아 두는 일도 절대 없었다. 모욕을 당하고 한 시간이나 지났을까, 그는 마치 그들 사이에는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믿음 가득하고 해맑은 표정으로 자기를 모욕한 아이에게 무슨 대답을 하거나 심지어 그가 먼저 나서서 상대방에게 말을 걸곤 했다. 그것도 자기가 받은 모욕을 어쩌다 잊었다거나 일부러 용서해 주었다는 식의 표정도 아니고 그저 그런 것은 모욕도 뭐도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것이 또한 아이들의 마음을 완전히 홀리고 사로잡았던 것이다.(p.24~25.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1. 도스토예프스키) 작문 .. 2023. 11. 4.
작문필사_마음의 소리를! 벌레들에겐-정욕을! 나야말로, 동생아, 바로 이 벌레란다, 이건 특별히 나를 두고서 나온 말이야. 그리고 우리 카라마조프는 전부 이런 놈들이지, 천사인 너의 안에도 이 벌레가 살고 있어서 너의 핏속에서 폭풍우를 낳는 거야. 이건 폭풍우야, 정욕은 폭풍우거든, 아니, 폭풍우 이상이지! 아름다움이란 말이다, 섬뜩하고도 끔찍한 것이야! 섬뜩하다 함은 뭐라고 정의 내릴 수 없기 때문이고, 뭐라고 딱히 정의 내릴 수 없다 함은 하느님이 오로지 수수께끼만을 내놨기 때문이지. 여기서 양극단들이 서로 만나고, 여기서 모든 모순들이 함께 살고 있는 거야(p.240.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1. 도스토예프스키) 작문 : 비겁한 자에게-마음의 소리를! 나야말로, 언니야, 바로 비겁함이야, 이건 완전히 나를 두고서 나온 말이야... 2023. 11. 4.
작문필사_'술김에' “‘농담’이라. 어제는 장로의 암자에서 나보고 농담을 한다고 말하더니만. 그나저나, 얘야, 18세기에 어느 늙은 죄인이 있었는데, 신이 없다면 그것을 발명해 내야 한다는 말, 그러니까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것을 발명해 내야 한다 라는 말을 했다지. 그래서 인간은 정말로 신을 발명해 냈지. 그러니까 신이 정말로 존재한다는 건 이상할 것도, 놀라울 것도 없는 얘기이고, 오히려 정말 놀라운 것은 그런 생각이 ─ 그러니까 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 인간과 같이 야만스럽고 사악한 동물의 머릿속에 떠오를 수 있었다는 사실인데, 이 생각은 그 정도로 성스럽고 그 정도로 감동적이고 그 정도로 현명하고 그 정도로 인간의 위신을 살려 준다는 거야.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인간이 신을 창조했느냐, 아니면 신이 인.. 2023. 11. 4.
작문필사_훌륭한 어른보다 괜찮은 어른으로 글 한 편을 잘 쓰는 것이 아니라 하루를 잘 보내는 일이 중요하다고요. 글 한 편을 잘 쓰더라도 글 쓴답시고 하루가 엉망이 되면, 그게 또 마음이 편치 않더라고요. 무엇을 위한 글인가, 회의가 들고요. 잘 살려고 쓰는 건데 쓰다가 잘 살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면 안 되잖아요. (p.264)/작가님도 글쓰기 리추얼과 루틴이 있나요?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 p264. 단상 : ​내 일상을 잘 꾸려도 아이와 사소한 일로 마음이 틀어져 버리면 종일 마음이 편치 않아요. 그래서 아이와 잘 지내보려고 노력하는데 그게 또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에요. 어린 저도 받지 못했고 알지 못했던 부모의 사랑을 아낌없이 주고 인내한다는 게 그 어떤 행위보다 고행으로 느껴지니까요. 작문 : ​ 아이를 훌륭한 어른으로 잘 키워내는 것보다.. 2023. 1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