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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문필사_단단하고 말랑했던 그 아이 그는 누구라도 절대 무서워하는 일이 없었는데, 아이들은 그가 자신의 대담함을 뻐기기는커녕 자기가 용감하고 대담하다는 점을 아예 모르고 있다는 것을 그의 시선을 통해 금방 깨닫게 되었다. 모욕을 마음에 담아 두는 일도 절대 없었다. 모욕을 당하고 한 시간이나 지났을까, 그는 마치 그들 사이에는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믿음 가득하고 해맑은 표정으로 자기를 모욕한 아이에게 무슨 대답을 하거나 심지어 그가 먼저 나서서 상대방에게 말을 걸곤 했다. 그것도 자기가 받은 모욕을 어쩌다 잊었다거나 일부러 용서해 주었다는 식의 표정도 아니고 그저 그런 것은 모욕도 뭐도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것이 또한 아이들의 마음을 완전히 홀리고 사로잡았던 것이다.(p.24~25.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1.도스토에프스키) 작문 : .. 2023. 11. 2.
작문필사_훌륭한 어른보다 괜찮은 어른으로 글 한 편을 잘 쓰는 것이 아니라 하루를 잘 보내는 일이 중요하다고요. 글 한 편을 잘 쓰더라도 글 쓴답시고 하루가 엉망이 되면, 그게 또 마음이 편치 않더라고요. 무엇을 위한 글인가, 회의가 들고요. 잘 살려고 쓰는 건데 쓰다가 잘 살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면 안 되잖아요. (p.264)/작가님도 글쓰기 리추얼과 루틴이 있나요?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 p264. 단상 : ​내 일상을 잘 꾸려도 아이와 사소한 일로 마음이 틀어져 버리면 종일 마음이 편치 않아요. 그래서 아이와 잘 지내보려고 노력하는데 그게 또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에요. 어린 저도 받지 못했고 알지 못했던 부모의 사랑을 아낌없이 주고 인내한다는 게 그 어떤 행위보다 고행으로 느껴지니까요. 작문 : ​ 아이를 훌륭한 어른으로 잘 키워내는 것보다.. 2023. 10. 31.
작문필사_그 시절, 괜찮을 수 있었나요? 글을 쓸 때 솔직하게 쓰겠다고 마음먹진 않았거든요. 다만 정확하게 쓰려고는 노력했어요.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왜 그 말이 내 마음을 지옥으로 만들어버렸는지 자문자답하면서 본 것, 들은 것, 한 것을 최대한 빠짐없이 재현해보려고 노력하며 글을 썼죠. 그렇게 쓴 글을 독자는 솔직하다고 느꼈고요. 솔직하고 정직하게 글을 쓰자는 말은 이렇게 바꿔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정확하게 쓰자.’ 정확하지 않으면 나만의 고유함을 지닌 글이 되기 어렵고, 고유성이 없는 글은 어디선가 많이 본 것 같은 진부한 글이 되잖아요. 생생한 에너지가 없는 글은 독자의 마음까지 닿지 못합니다.(p.75~76)/솔직하고 정직한 글이 좋은 글인가요? (p75~76.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 ) 작문 : .. 2023. 10. 31.
작문필사_떠나지 않는 엄마가 돼야한다. 부끄럽지 않은 책을 만들어야 한다. 애정의 다함에 대해 나는 나를 자꾸만 의심해야 한다. 한순간의 안도가 한 권의 책을 망칠 수 있다. 어려운 이름, 책. 그렇다고 당신에게 내 싸다구를 후려쳐달라고 할 순 없지 않은가. 내 귀싸대기는 내가 치는 걸로. (p.25) 김민정, 문학편집자의 마음 . 작문 : ​ 떠나지 않는 엄마가 돼야 한다. 지킴의 다함에 대해 나는 어린 나를 자꾸만 되돌아보게 된다. 한두 번의 어설픈 탈출은 아이의 불안을 증폭시킬 수 있다. 모르는 이름, 엄마. 그렇다고 당신에게 어린 나를 다시 키워내라고 할 순 없지 않은가. 내 엄마는 내가 돼주는 걸로. You have to make a book that you are not ashamed of. I must constantly doub.. 2023. 10. 31.